오늘 룻기서를 마무리합니다. 마무리한 내용의 클라이막스는 룻이 보아스와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았고, 이 아들이 나오미의 한을 풀었고, 이 아들이 곧 다윗의 할아버지, 이새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나오미의 지나온 삶을 보면, 이 손준 오벳을 얻기 까지 삶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삶을 살았던것 같습니다. 남편을 잃고, 두 아들을 잃고, 가득채워 떠난 땅에,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나오미의 고백에서 얼마나 자신의 삶이 공허하고 희망없음에 시달렸는지 잘 보여줍니다. 오벳을 품에 안았을때, 사람들이 소리쳐서 위로합니다." 나오미가 아들을 보았다..!" 나오미의 아들이 아닌데, 사람들이 부러 이렇게 위로합니다. "나오미가 아들을 보았다!".. 함께 공동체를 이루었던 분들의 마음에도 나오미의 아픔이 느껴졌고, 이 아픔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하는 마음으로 함께했던 것 같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룻기속에, 우리들의 일상의 삶도 발견합니다. 룻은 이방여인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이방여인을 성경의 주제를 이끌어가는 인물로 계속해서 읽혀지는 것은 일상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다윗의 집안을 이루어낸 여인으로 기억할만한가? 물론 중요하게 작용했겠지만, 삶의 전체로 룻을 평가해야할 것 같습니다. 한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의 전부를 경험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들이 룻의 삶의 전부를 경험했고, 그 삶이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삶과 연결되어짐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좋은 믿음의 본을 보인것도, 아니고, 시어머니의 사랑을 받는 며느리, 일곱아들보다 훌륭한 며느리라는 칭송을 받는 룻은 자기의 삶을 주어진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통해 어찌 그 삶에 기적이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요즘은 노력해서 무언가를 얻기에는 힘든시기라고 하지만, 룻이 보여준 삶의 여정은 자신을 특별히 높이려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자신을 비하하지도 않았습니다.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룻에 대한 평가는 정숙한 여인 그리고 훌륭한 며느리입니다. 뭐 딱히 자랑할것도 없는 이 두가지 평가속에서 룻은 그냥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밖에 확인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우리들이 살아보면 잘 압니다. 더 좋은 삶을 향해 아둥바둥하고, 더 좋은 이익을 위해 속이기도 하고, 더 좋은 결정을 위해 이런저런 도움을 바라고...이게 우리들의 보통의 삶 아니겠습니까... 한국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동생은 4월까지 무급 휴가를, 어머니는 가계세를 더 깎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알려왔습니다. 상황이 어려우니 가까운 가족에게도 이런 소식들이 들려오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주어진 삶을 사는 것이 쉽지 않은것이 이런 경우겠죠... 탄식도 나오고, 상처도 생기고, 마음은 불안해지고... 그럼에도...삶을 살아내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룻기를 보면서 함께 그 마음에 동행하고, "나오미가 아들을 낳았다..!" 환호했던 마음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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