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회수요일입니다. 오늘부터 40일간 사순절을 보내게되는데, 새벽성경읽기는 룻기를 읽어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인물의 이름으로 기록된 성경중에 룻기는 특별합니다. 모압, 이방 여인이었지만, 시어머니 나오미와 생사를 함께한 룻이 보아스와 결혼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에는 다윗의 가문에 룻이라는 여인을 주목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선, 오늘 룻기1장에서 나오미의 만만치 않은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흉년이 들어 남편, 엘리멜렉과 모압땅으로 이주하였는데, 남편은 먼저 죽고,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이 모압여인인 룻과 오르바와 결혼한후에 죽고, 며느리들과 살게된 나오미의 삶에 어떤 희망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로 나오미의 고난스러움이 느껴지는 내용들입니다. 고향에 풍년이 들었다는 소식에, 고향땅으로 돌아가기로 한 나오미는 가는중에 며느리들에게 각자의 고향으로 갈것을 부탁합니다. 각자의 인생을 사는 것이 나오미가 볼때 바르다고 보았고, 오르바는 고향으로 가고, 룻은 시어머니와 함께 하겠다는 간곡함에 물리치지 못하고 나오미와 동행하게 됩니다. 이 때 시어머니 나오미에게 룻이 전한 간곡함음 16절과 17절에 잘 드러납니다. "...강요하지 마십시오. 어머니가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님이 머무르시는 곳에 나도 머무르겠습니다...." 나오미가 고향땅, 베들레헴에 이르자 동네가 떠들썩했습니다. "이게 정말 나오미인가?" 오랜만에 보는 나오미를 향해 고향 사람들이 전하는 반가움의 물음입니다. 이에 나오미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를 나오미라고 부르지 마세요, 전능하신 분이 나를 몹시도 괴롭게하였으니 이제는 나를 마라라고 부르세요.." 한문장속에 나오미의 울분이 느껴집니다. 남편을 잃고, 두 아들을 잃고, 며느리와 함께 고향에 돌아온 나오미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은 물론이고, 오랜만에 반갑게 만난 고향사람들을 향해 돋아내는 삶의 가시가 느껴집니다. 21절에, 가득차서 고향을 떠났는데, 지금은 주님이 텅비어서 돌아오게 하셨다..전능하신 분이 나를 이렇게 불행하게 하셨다..라는 나오미의 탄식은 끝내 말할수 없었던 고통을 고향사람들 앞에서 토해내는 것을 보여줍니다. 룻이라는 이방여인의 삶을 기록한 룻기는 시어머니 나오미의 만만치 않은 삶으로 시작합니다. 고난스러움이 삶의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것 같은 절망스러운 시간에 나오미에게 남은것은 며느리, 과부된 룻밖에 없었습니다. 이 둘이 평생 의지하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짐작은 하겠지만, 그 상처와 고난스러움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라는 안타까움도 함께 느껴집니다. 이어서 성경을 읽다보면, 열린 결말을 보여주는데, 룻이 보아스와 결혼을 하고, 다윗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이 룻기를 구약성경에 소개하는 목적입니다. 나오미의 고난스러움이 이것으로 회복될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고난을 통해 예상치 못한 삶으로 이끌어내는 전능하신분의 계획은 얄궃다는 생각이들정도록 극적입니다. 사순절이 시작하는 오늘, 마침 읽게된 본문이 룻기인것은 나오미의 고난스러움을 거울삼아 우리들이 겪었던 혹은 겪고 있던 고난스러움과, 예수그리스도의 고난의 묵상을 시작하는 시간이 겹치는 것은 더 깊은 사순절의 묵상의 세계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 성회수요일, 재의 수요일로 불리기도 하는 오늘, 이마에 재를 얻어서 우리들의 삶의 죄의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갖고 예수그리스도의 고난의 깊은 묵상으로 초대하는 오늘입니다. 고향 한국의 코로나바이러스로 회중예배를 드리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하는 소식을 들으면서, 그 고난에 멀리서 동참하며 기도하는 것이 우리들이 지녀야할 마땅한 삶으로 다가옵니다. 2020년 재의 수요일은 이런 말씀과 이런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깊이 묵상하시고, 말씀의 자리와 예배의 자리로 나아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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